데프톤즈 베이시스트 '치 쳉' 추모 7주년
4월 14일은 데프톤즈(Deftones)의 베이시스트이자 백보컬을 맡았고, 'spoken word' 앨범을 낸 시인이기도 했던 치 쳉(Chi Cheng)이 사망한 지 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는 2008년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가 5년이 지난 2013년 심장 혈류 공급 이상으로 결국 우리 곁을 떠났었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중국인 이민자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입니다. 치 쳉이 데프톤즈에 가입했을 때 그는 아직 십대 후반의 나이였고, 학업과 밴드 활동을 병행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때부터 꾸준히 시를 써왔던 그는 2000년에 "The Bamboo Parachute(대나무 낙하산)"라고 하는 '시(를 읽어 주는)' 앨범을 발매하였으며, 앨범 판매로 인한 수익금을 고향인 새크라멘토의 불우한 아이들이 악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도 하였습니다.
데프톤즈는 콘(Korn)과 함께1990년대 중반 이후 불어닥친 뉴메탈(Nu Metal) 열풍의 원조격 밴드입니다. 실제로 두 밴드는 음악 외적으로도 친분 관계가 두터웠고, 라이브 무대에 자주 같이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콘은 2집인 "Life is Peachy"에 치 쳉을 위한 노래 "Chi"를 수록하기도 했고, 그의 사망 후에는 콘의 베이시스트인 필디(Fieldy)가 "A Song for Chi"라는 연주곡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 차 사고 후 치 쳉이 코마 상태에 빠진 뒤에 가족들과 데프톤즈 멤버들, 그리고 동료 뮤지션과 팬들은 그의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의 병원비 마련을 위한 "One Love for Chi"라는 재단이 만들어졌고, 동유럽의 일부 뉴메탈 밴드들은 자신들이 발매한 컴필레이션 앨범의 수익을 이 재단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데프톤즈 또한 자선 공연을 열어 이 기금에 도움을 주기도 했죠. 그 후 치 쳉은 눈동자를 조금씩 움직이고 팔과 다리에 반응을 보이는 등 호전의 기미를 보이는 듯 했으나, 2013년 4월 13일(미국시간)에 갑작스런 심박 정지로 인해 최종적으로 사망 판정을 받게 됩니다.
그의 사망이 확정된 후 치 쳉의 어머니는 그의 전세계 팬들에게 이 슬픈 소식을 전하기 위한 편지를 즉흥적으로 작성해서 보냅니다.
특히, 치 쳉이 좋아하던 노래를 그의 어머니가 불러주는 것을 들으며 세상을 떠났다라고 하는 부분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ㅠㅠ
원래 데프톤즈는 치 쳉이 교통사고가 나기 전에 새로운 앨범의 발매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앨범 타이틀도 "Eros"라고 지어놓고, 곡들의 녹음도 거의 마무리가 된 상태였죠. 하지만 그의 사고 후에 데프톤즈 멤버들은 그의 회복 전까지 앨범을 발매하지 않기로 하고, 데프톤즈도 팬들도 하루 빨리 그가 회복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그런 날은 결국 오지 않았죠. 그리고 "Eros" 앨범은 영원히 발매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발매된 "Eros"에 수록될 예정이었던 노래 "Smile"을 들으면서 그의 7주년 추모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RIP Chi Ch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