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아일리시 vs. 아워 라스트 나이트 "No Time to Die"
원곡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리메이크된 음악들을 오리지널과 비교해서 포스팅합니다. 블로그의 특성상 리메이크된 음악이 록장르인 곡으로 한정하였습니다. 같은 노래를 가지고 각 뮤지션들이 어떻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곡을 변주하는지, 원곡과 리메이크곡을 비교하며 듣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네요.
오늘 소개할 곡은 "No Time to Die" 입니다.
* 오리지널
처음 "Ocean's Eyes"를 들고 나타났을 때만 해도 파스텔톤의 풋풋함이 묻어 나오던 그녀였지만, 2017년에 발매한 EP 'Don't Smile at Me'부터 갑자기 회색톤으로 색깔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라나 델 루이의 우울한 감수성과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의 기괴함이 합쳐진 듯한 모습으로 말이죠. 그런데 원래 이런 이미지는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지만 빌리 아일리시의 경우 '호감'으로 극단적인 쏠림이 발생했습니다. 2019년 그야말로 광속 인기몰이를 했던 그녀의 매력에 평론가들조차 너도나도 엄지척을 내밀면서 영미권의 각종 시상식마저 독식해 버렸죠. 이제는 가히 '문화현상'이라 불릴만 한데요. 007 영화의 주제가를 당대 가장 인기있는 뮤지션이 불렀던 전통을 고려한다면, 가장 최근 시리즈의 것은 당연히 그녀의 몫일 수 밖에 없겠죠? 코로나로 인해 개봉이 연기되어 아쉬움을 주고 있는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주제가, 빌리 아일리시의 원곡으로 먼저 들어 보겠습니다.
* 리메이크
아워 라스트 나이트(Our Last Night)은 2004년 미국 뉴햄프셔에서 결성된 4인조 포스트 하드코어 밴드입니다. 많은 유튜버들이 빌리 아일리시의 곡들을 록 버젼으로 커버해 영상들을 많이 올려 놓았는데요, 아워 라스트 나이트는 그들과 달리 이미 6장의 정규 앨범을 냈을 정도로 이제는 엄연히 중견 밴드입니다. 평소에도 다른 뮤지션들의 커버송 부르기를 즐기는 이 밴드는 'A Summer of Covers'(2013년), 'Decades of Covers'(2016년)라는 두 장의 커버송 모음집(EP)를 통해 리한나, 저스틴 팀버레이크,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은 팝 가수의 노래들을 메탈 버젼으로 편곡하여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리고 "No Time to Die"는 이 밴드가 가장 최근에 메탈 버젼으로 리메이크한 곡인데요. 원곡의 투명하면서도 끈적이는 빌리 아일리시의 목소리가 힘있는 남성 트윈 보컬로 대체되면서 '메탈코어 발라드'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 밴드가 다음 커버 앨범을 낸다면 꼭 포함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